- '있으나 마나' 연봉조정신청, 구자욱은 왜 하지 않았나
- 출처:스타뉴스|20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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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조정신청은 애초에 고려하지도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과 간판스타 구자욱(27)의 연봉협상이 지지부진하다.
프리에이전트(FA)가 아닌 보류선수(구단이 선수 계약을 체결할 권리를 가진 선수)가 2월이 넘어서까지 미계약인 사례는 극히 드물다. 양 측의 의견이 심하게 엇갈리는 경우 ‘연봉조정신청‘을 거치면 간단하다.
구자욱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면 이미 1월 20일에 결정이 났을 문제다. KBO규약에 따르면 조정 신청은 1월 10일까지이며 이후 10일 이내에 결론을 내리게 돼 있다.
그럼에도 구자욱 측은 조정신청은 전혀 대안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대승적인 타협을 원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구자욱에게 2019년 연봉 3억원에서 10% 삭감한 2억 7000만원을 최종 제시했다. 구자욱은 액수와 무관하게 구단의 양보를 바란다. 구자욱은 성적이 좋았을 때 인상 폭 가지고 어떠한 불만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를 이번 삭감 폭에 반영해달라는 마음이다.
구단은 2억 7000만원에 선을 그었다. 구자욱은 마음이 상했다. 평행선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연봉 조정위원회로 흔히 넘어간다. 하지만 KBO리그 연봉 조정은 2011년 이대호 사례가 마지막이다. 구자욱도 신청하지 않았다. 구자욱은 왜 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했을까.
◆구자욱은 연봉조정신청 안 했나 못 했나?
구자욱의 에이전트는 "연봉조정신청은 애초에 고려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구자욱 선수는 지금 돈 얼마 더 받으려고 이러는 게 아니다"라 강조했다. 구자욱은 쌓인 게 많았다. 홍준학 단장과 독대를 했다. 변한 건 없었다.
구자욱 에이전트에 따르면 구자욱은 "구단은 매번 미안하다고 한다. 정말 미안하면 조금이라도 양보가 가능할 텐데 그런 모습은 전혀 없다. 미안하다고 말만 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조정 신청을 통해 강제적으로라도 금액을 올리고 싶은 마음은 아니라는 것이다.
외적인 불안요소도 컸다. 구자욱 측은 "솔직히 연봉조정신청이라는 게 보통 선수에게는 생각도 하기 힘든 일이다. FA까지 1년, 2년 정도 남은 완전 S급 선수가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다"고 털어놨다.
제도까지 이용해 대립각을 세웠다가 불이익이 돌아올 지도 모른다. 차라리 혼자서 버텼으면 버텼지 그렇게까지 구단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 생각은 없다고 풀이된다.
◆마감시한 1월 10일... 숙고할 시간 턱없이 부족
시간도 너무 촉박하다. 연봉은 선수 생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연봉조정신청은 이를 제 3자에게 맡겨야 하는 매우 조심스러운 결심이다. 선수에게는 정말 최후의 수단이다. 그만큼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1월 10일까지는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연봉 협상은 대개 11월 말, 12월 초에 시작한다. 액수가 큰 굵직한 선수들일수록 순서가 뒤다. 스타플레이어들은 보통 12월 중순이 돼야 첫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개인 훈련 시기와 겹친다. 요즘 12월과 1월에 해외 훈련을 나가는 선수들이 많다. 따뜻한 하와이나 괌, 사이판, 오키나와 등으로 나가 몸을 만든다. 구단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느새 12월 말 1월 초다. 한 두 번 만나면 벌써 1월 10일이다.
최근 실정과 맞지 않다. 1월 10일은 야구 규약이 처음 생길 때 도입된 날짜다. KBO 관계자는 "당시에는 1월 15일 정도에 전지훈련을 출발했다. 전지훈련을 가기 전에 다 마무리를 하고 가라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요즘 스프링캠프는 2월 1일부터다. 마감시한을 더 늦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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