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과 이현중, 아버지로 인해 NBA 운명 엇갈려
출처:마니아리포트|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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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2004년 7월, 허재는 가족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페퍼다인대학교에서 2년 동안 있으면서 객원 코치로 지도자 연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로부터 10개월 후인 2005년 5월, 허재는 한국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김재욱 KCC 이지스 사무국장이었다.

김 국장은 허재에게 신선우 감독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감독 자리를 허재에게 제안했다.

용산고 출신인 허재는 역시 용산고 출신인 구단주의 ‘호출’을 거부할 수 없었다. 용산고의 끈끈한 인맥 때문이었다.

어차피 지도자의 길을 가겠다고 마음 먹었던 만큼 선배들이 있는 곳에서 조금 일찍 감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저간의 사정이야 어찌됐건 허재는 KCC에서 10시즌 동안 팀을 두 차례 정상에 올려놓았다. 준우승도 한 차례 했고, 4강 플레이오프에 두 차례, 6강 플레이오프에 한 차례 오르는 등 지도자 경력이 일천한 스타 출신 감독으로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그는 국가대표팀 감독도 역임했다.

결과적으로 연수 도중 귀국한 게 잘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그 결정은 본인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결과론적이지만, 그때 허재는 같이 간 아들, 허웅과 허훈을 미국에 남겨뒀어야 했다.

그랬다면, 둘은 지금 NBA 무대에서 뛰고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허훈은 비록 180cm의 단신이지만,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농구를 했다면, NBA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출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허재는 그땐 허훈이 지금처럼 대성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에 머무는 대신 허훈은 한국으로 돌아가 아빠가 다녔던 용산고에 진학했고, 연세대에서 4년 동안 주전으로 활약한 후 프로팀인 KT에 들어가 올 시즌 MVP에 선정됐다.

허훈의 실력에 대해 사람들의 평가는 다르다. 아빠의 피를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빠보다는 못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그가 농구 종주국인 미국에 남았으면 지금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더 잘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지금 하승진 이후 한국 농구 선수 중 미국프로농구(NBA) 입성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이현중(20 미국 데이비슨대)을 꼽고 있다.

그는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는 삼일상고에 다니던 중 호주 NBA 글로버 아카데미 초청으로 일찌감치 농구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아 NBA 최고 슈터 중 한 명인 스테판 커리가 졸업한 미국 데이비슨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1년생으로 경기당 평균 20분을 뛴 그는 소속 콘퍼런스 루키 멤버로 선정되는 등 NBA 입성 준비를 차근차근하고 있다. 3년 후면 NBA 드래프트에서 이현중이 호명될지도 모른다.

허재는 KCC 감독을 하기 위해 아들들과 함께 귀국했고, 이현중의 아버지(이윤환)는 아들을 농구 유학을 시켰다.

NBA에 진출할 수도 있었던 허훈은 아버지를 따라 귀국하는 바람에 KBL로 만족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 반면, 이현중은 아버지의 ‘선견지명‘ 덕분에 꿈에 그리던 NBA 무대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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