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갈포 전락한 박병호…김하성 공백 메울까
- 출처:데일리안|202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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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안의 지표인 볼넷 대 삼진 비율이 크게 하락
일각에서는 34세 나이 감안, 에이징 커브 의심

스토브리그에 돌입한 KBO리그 10개 구단 중 행보가 가장 더딘 팀은 키움 히어로즈다.
현재 키움은 정규 시즌 막바지였던 10월 초 자진 사퇴한 손혁 감독의 후임 사령탑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6일 하송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인해 신임 감독 선임이 내년 1월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감독이 공석인 팀이다.
키움은 12승 7패 평균자책점 2.14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594로 에이스 노릇을 했던 외국인 투수 요키시와의 재계약은 성공했다. 그러나 브리검 및 레셀과 재계약을 포기한 가운데 새로운 외국인 투수 및 야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김하성이 떠날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2021년 키움의 전력은 미지수가 너무도 많다. 외부 FA 영입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키움의 전력 상승 요인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2021년 키움의 명운은 4번 타자 박병호가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 시즌 박병호는 타율 0.223 21홈런 6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02에 그쳤다.
2011년 7월 LG 트윈스에서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박병호는 2012년부터 풀타임 주전을 맡았다. 하지만 올해가 2012년 이래 타율 및 OPS가 가장 저조하고 홈런이 가장 적은 시즌이었다. 실질적인 커리어로우였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은 1.06으로 1.0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었다.

올해의 부진은 타격의 출발점인 선구 능력, 즉 ‘볼삼비’로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의 하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타율 0.280 33홈런 98타점 OPS 0.958 WAR 5.14를 기록했던 지난해 박병호는 117삼진 78볼넷으로 ‘볼삼비’가 0.67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114삼진 57볼넷으로 ‘볼삼비’가 0.50으로 나빠졌다. 삼진 숫자는 전년도와 비슷한 가운데 볼넷의 감소가 눈에 띈다.
박병호는 올 시즌 93경기 출전에 그쳐 2012년 이래 가장 적은 경기에 나선 시즌이 되고 말았다. 8월 1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사구를 맞아 왼쪽 손등의 미세 골절 부상을 당했다. 부상 직후에는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8월 말에 뒤늦게 발견되어 부상자 명단에 올라 합계 44일 동안 1군에서 제외되었다.
하지만 손등 부상을 당하기 이전에도 박병호의 타격 페이스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시즌 개막 이후 월간 타율을 단 한 번도 0.250을 넘기지 못해 시즌 내내 거듭된 부진이 드러난다. 일각에서는 1986년생으로 올해 만 34세 시즌을 치른 박병호의 에이징 커브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내년에 뛸 새로운 외국인 타자 영입이 팀 성적은 물론 박병호의 개인 성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올해 키움의 외국인 타자 모터와 러셀은 기대 이하로, 지난해 뛰었던 샌즈의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했다. 샌즈의 몫까지 해야 한다는 박병호의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하성의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새 외국인 타자마저 제 몫을 못하면 박병호의 부담은 올해보다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년간 키움은 우승 후보로 꼽혀왔으나 마지막 퍼즐을 맞추지 못해 창단 첫 우승의 숙원을 이루지 못했다. 올시즌 공갈포로 전락하며 체면을 구긴 박병호가 리그 홈런왕으로 부활해 키움의 첫 우승 도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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