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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120명도 넘었던 LG 선수단, 미니멀리즘으로 효율성 추구
출처:스포츠서울|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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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군부터 3군까지 세 자릿수 등번호를 단 선수들이 넘쳤다. 실제로 선수 숫자만 120명이 넘었다. 10구단 중 늘 가장 많은 선수를 보유했다. 제대로 긁지 못한 채 다른 팀에서 꽃피운 서건창, 원종현의 사례를 고려한 결과였다. 그런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선수가 많다고 육성이 원활하게 되는 게 아님을 깨달았고 2년 전부터 선수단 규모를 줄여갔다. 이듬해에는 선수단 숫자가 두 자릿수에 도달할 전망이다. LG가 보다 효율적인 육성을 위해 미니멀리즘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초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부터 그랬다. LG는 지난 2일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에 49명을 올렸다. 10구단 중 가장 적은 숫자였다. 1위는 NC의 61명으로 보류선수 명단만 보면 LG가 NC보다 12명이 적다. 신인과 육성선수, 군보류 선수까지 더한 전체 선수 숫자도 크게 줄었다. LG 차명석 단장은 27일 “이듬해 전체 선수 숫자는 96명에서 97명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두 자릿수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는 방향을 추구한 결과다. 젊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경기를 뛸 수 있도록 숫자를 조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의한 갑작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차 단장은 “단장을 맡은 2년 전부터 후 5년 계획을 세웠다. 1군은 단장이 개입할 수 없지만 2군은 단장이 만들 수 있다. 매년 10면 내외로 줄여갔고 보다 원활하게 육성이 이뤄지도록 유도했다”며 계획하에 선수단 규모를 줄이고 있음을 설명했다.

실제로 LG는 2019년부터 신인들이 꾸준히 1군 무대를 밟고 있다. 2019년에는 정우영, 구본혁, 강정현, 한선태, 이상영이 1년차부터 1군 무대에 올랐다. 2020년에는 이민호, 김윤식, 손호영, 성재헌이 데뷔 시즌부터 1군을 경험했다. 이들 중 정우영, 이민호, 김윤식, 구본혁은 이미 1군 전력이다. 더불어 2019년에 입단한 이정용과 남호도 올해 1군 데뷔를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 단순히 선수가 많다고 육성에 유리한 게 아님을 결과로 증명한 셈이다. 연고지가 같은 두산과 키움도 선수가 많지 않다. 키움의 경우 70, 80명대로 10구단 중 최소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젊은 선수층을 앞세워 상위권에 자리한다.

차 단장은 “신인이 기량 면에서 부족하다고 해도 어느정도 경험은 필요하다고 본다. 동기부여 차원에서도 1군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가능성이 보이면 풀타임은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1군에서 경험을 쌓도록 유도하고 있다. 1군에서 뛰어봐야 나중에 1군 선수가 됐을 때 당황하지 않고 적응할 수 있다”고 신인 선수들의 1군 데뷔가 부쩍 늘어난 비결을 설명했다. LG는 차 단장 부임 이전인 2018년에는 신인 3명(김영준, 성동현, 문성주), 2017년에는 신인 2명(고우석, 손주영)만 데뷔해 1군 무대를 경험한 바 있다.

선수단 규모 축소로 절감한 비용을 시설투자에 활용한다. 차 단장은 부임과 동시에 잠실구장과 이천챔피언스파크에 트래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트래킹 시스템이 매년 진화하는 것에 맞춰 시설투자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는 육성은 물론 전력분석에도 기준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상대 투수 혹은 상대 타자의 특징을 신속하게 확인하고 준비한다.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올해 타격지표가 향상된 비결을 두고 “경기 전 전력분석에 신경을 많이 썼다. 투수가 내게 어떤 구종을 주로 던지는지 확인한 후 타석에 섰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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