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동열도 몰랐던 소년, 영구결번 레전드 만든 아버지 "자랑스럽다 아들아"
- 출처:OSEN|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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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은 "야구 시작할 때 어떤 번호를 달아야 할지 생각도 못할 때 아버지가 정해주셨다. 아버님 개인 생각 같은데 둥글둥글해서 복이 안 빠져나간다고 추천해주셨다"며 "어릴 때는 솔직히 좋은 번호, 예쁜 번호, 한 자릿수 번호를 달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항상 반대하셨다. 그래서 계속 52번을 달았는데 그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지금의 김태균을 만들어준 번호"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천안 남산초 2학년이던 1990년 야구를 시작했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이 해태 왕조를 이끌던 시기였지만 김태균의 표현을 빌리자면 ‘선동열이 누군지도 모를 때‘. 야구에 관심이 없었던 9살 소년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야구를 시작했다. 김종대 씨는 "내가 야구를 좋아했다. 동대문 야구장이 있을 때 청룡기 고교야구를 보러 자주 갔던 기억이 있다. 태균이도 내가 데리고 가서 야구를 시작했다"며 오래 전 일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억지로(?) 시작한 야구가 김태균의 인생이 됐다. 그는 "아무 것도 모를 때 아버지가 야구를 시키셨다. 그 어린 나이에 방황 아닌 방황도 했지만 초등학교 감독님과 아버지가 잘 잡아주셨다. 중학생이 되면서 이 길로 가야되겠구나 하고 마음을 먹었다. 그 뒤로 부모님 속을 썩이거나 야구 외에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야구만 보고 살았다"고 회상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천안 교외의 공터에 훈련장도 직접 만들었다. 학교 훈련이 끝난 뒤, 쉬는 날에도 아버지와 아들이 이곳에서 타격 훈련과 캐치볼을 했다. 집에 가도 훈련은 끝나지 않았다. "운동 끝나고 와도 스윙 1000개씩 안 하면 잠을 못 자게 하실 정도로 아버지 열정이 대단하셨다"는 게 아들의 기억. KBO 역대 최고 우타자는 결코 타고난 재능이 아닌, 노력과 땀의 결실이었다.

김태균의 초청으로 이날 은퇴식에 참석한 정영기 당시 한화 스카우트 팀장은 20년 전을 떠올리면서 "그때부터 태균이는 타격 재능이 남달랐다. 몸이 앞으로 나가지 않고 제 자리에서 턴하는 폼이었다. 장종훈 다음에 1루를 볼 재목으로 2~3년 정도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첫 해부터 바로 잘했다"며 "고교 때 타격은 좋았지만 수비, 주루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계약금이 김백만보다 적었던 이유다. 태균이 아버지와 (스카우트, 계약금 문제로) 계속 만났는데 그게 벌써 20년이 됐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정 전 팀장과 김종대 씨는 이날 야구장 입구에서 모처럼 만나 반갑게 해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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