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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에 땀 뻘뻘 류현진, 체인지업 대신 150km로 8승 요건
출처:스포츠경향|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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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부진을 씻으려 심기일전한 모습이 외모에서도 드러났다. 류현진이 수염을 길렀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신중한 투구를 했다. 체인지업은 여전히 아꼈지만 150㎞ 강속구를 꽂아 넣으며 볼티모어 타선을 압도했다.

류현진은 8일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다. 팀 타선이 5회까지 7점을 뽑아 준 덕분에 류현진에게 승리 투수 자격이 주어졌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은 3.65에서 3.56으로 조금 낮아졌다.

류현진은 이날 모처럼 주전 포수 대니 잰슨과 배터리를 이뤘다. 잰슨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동안 류현진은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날 잰슨과의 사인 교환 시간 역시 길었다. 류현진이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최대한 아꼈기 때문이다. 우타자 상대 볼카운트 1-2로 투수에게 유리하다면 영락없이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졌어야 할 타이밍이었지만 류현진은 고개를 계속 저었다. 몸쪽 높은 코스의 커터나 몸쪽 낮은 코스의 속구로 승부해 나갔다. 대신 속구 구속을 93마일(약 150㎞)까지 끌어올리며 혼신의 투구를 했다. 이날 볼티모어 구장의 온도는 섭씨 약 31도인데다 습도가 높다 보니 류현진은 경기 초반부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힘있는 투구를 이어갔다.

체인지업을 덜 쓰면서 신중한 승부를 하다보니 경기 초반 투구수가 크게 늘었다. 2회 1사 1·2루 위기는 땅볼과 삼진으로 벗어났고 3회에도 2사 뒤 볼넷이 나왔지만 마운트캐슬을 삼진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3회까지 투구수가 64개나 됐다.




토론토 타선은 1회부터 힘을 냈다. 볼티모어 선발 맷 하비를 상대로 마커스 시미언이 볼넷을 골라나갔고, 보 비셋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연속 안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뽑았다. 이 과정에서 심판의 오심이 나왔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정정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적시타, 캐번 비지오의 2루타가 나오면서 1회에만 3점을 더 따냈다. 토론토는 4회에도 비지오와 구리엘의 연속 안타에다 시미언, 비셋, 게레로의 3타자 연속 안타가 이어지며 3점을 더 뽑아 도망갔다.

타선 지원 속에 류현진은 4회부터 빠른 승부에 들어갔다. 4회를 3자범퇴로 막은 류현진은 5회말 밀어친 약한 타구 안타가 연속으로 3개나 나오는 불운 속에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2번 헤이스를 중견수 희생뜬공 처리하는 등 1실점으로 막았다. 1사 1·3루에서 만시니의 우익수 뜬공 때 에르난데스가 강한 홈송구로 더블 아웃을 만들어낸 게 결정적이었다. 류현진도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손을 번쩍 들어 기뻐했다.

류현진은 5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막은 뒤 마운드를 전날 트레이드로 영입된 트레버 리처즈에게 넘겼다. 토론토 타선은 6회초 보 비셋의 투런 홈런으로 2점을 더 도망가 류현진에게 9-1의 넉넉한 리드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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