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강팀의 면모는 온데간데없다. 두산이 자신보다 순위가 낮은 팀들과의 싸움에서도 줄줄이 패하며 5강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7위 두산은 지난 17~22일 9위 KIA, 10위 한화와 총 5경기를 벌여 1승1무3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리그 10개 팀 중 승률이 공동 8위(0.250)에 그쳤다.

순위는 7위를 유지했지만 5강과의 게임차는 전주보다 더 벌어졌고, 8위팀은 더 가까워졌다. 두산은 22일 현재 5위 키움에 4.5게임차 뒤져있고 8위 롯데와 2.5게임차다.

두산의 하락세는 전반기부터 감지되긴 했으나 후반기 들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두산은 전반기를 승률 0.486(36승38패)로 마쳤는데, 후반기 승률은 0.333(3승1무6패)로 더 낮아졌다. 후반기 승률만 보면 리그 9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포스트시즌 단골이던 시절, 두산은 연승은 해도 연패에는 쉽게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연승이 귀하다. 후반기 들어서는 연승이 아직 없다. 연승을 해야 5강으로 치고 올라갈 기회를 노릴 수 있는데 5강 팀들이 질 때 같이 지고 5강 팀들이 이길 때도 진다.

두산으로선 하위권 팀들과 연전을 벌인 17~22일 1승밖에 올리지 못했다는 게 특히 더 뼈아프다. 전반기 선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줬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 최원준이 등판하는 날은 이겨야 두산의 팀 운영에 ‘계산’이 서는데, 미란다(20일 한화전)를 제외한 선발투수들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18일 KIA전의 곽빈(4이닝 6실점), 21일 한화전의 로켓(6이닝 3실점), 22일 한화전의 이영하(3.1이닝 10실점)가 패전투수가 됐다.

로켓의 경우 퀄리티스타트 투구를 하고도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해 1-3으로 패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22일 한화전을 앞두고 1군 타격코치였던 이도형 코치를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이정훈 코치를 잠실로 불러 올렸다.

하지만 이날 이영하가 10실점을 하면서 두산의 문제가 타선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후반기 두산의 팀 타율은 0.252로, 타율 자체는 높지 않지만 순위는 리그 3위다. 반면 두산의 후반기 평균자책은 리그 최하위(5.90)다.

두산은 23일 잠실 한화전을 치른 뒤 NC, 롯데와 원정 6연전을 벌인다. 7, 8위에 나란히 붙어 있는 롯데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두산의 순위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