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최다 등극 선언포 ···박병호가 증명한 홈런왕의 자격
- 출처:스포츠경향|202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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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36·KT)는 올시즌 부활을 했다.
KBO리그 최초의 4년 연속 홈런 1위에 오르고 2년 연속 50홈런을 때렸던 리그 대표 홈런왕 박병호는지난 2년간 잔부상 속에 20홈런 언저리에 그치자 전성기는 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자유계약선수(FA)가 돼 KT로 이적을 한 뒤 다시 홈런왕의 기세를 펼쳤다. 5~6월의 몰아치기로 일찍이 레이스에서 독주했고 3년 만에 다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30대 중반에 ‘회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올 정도로 파괴력을 보였다.
박병호의 부활 기세는 시즌 막바지에 찾아온 부상으로 반감되는 듯했다. 9월10일 키움전에서 발목을 다쳐 인대가 손상되면서 사실상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8월초 이후 침묵하다 한 달 만에 33호를 친 박병호의 레이스가 거기서 멈췄다. 이미 2위 호세 피렐라(삼성)를 9개 차로 앞서 있었지만 남은 경기가 많았다. 이적한 뒤 첫 시즌, 3년 만에 완전하게 시즌을 끝내고 싶었던 박병호에게는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홈런왕을 지켜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일찍 돌아왔고, 또 홈런을 쳐 홈런왕에 쐐기를 박았다.
박병호는 지난 7일 광주 KIA전에서 엔트리에 등록된 뒤 바로 대타로 투입됐다. 복귀 첫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다시 대타로 나선 8일 KIA전에서는 홈런을 쳤다. 3-0으로 앞서던 8회초 1사 1·2루에 중월 3점포를 날렸다. 시즌 34호, KT 승리 확정 홈런이자 자신의 홈런왕 확정 쐐기포였다.
박병호가 부상당했을 때 홈런 2위 피렐라는 24개, 3위 오지환(LG)이 23개, 4위 김현수(LG)가 22개로 뒤를 잇고 있었다. 박병호가 멈춘 사이 피렐라는 19경기에서 4홈런, 오지환과 김현수는 20경기에서 각각각 2홈런과 1홈런을 보태는 데 그쳤다. 약 한 달을 자리를 비웠지만 박병호는 여유있게 1위를 지켰고 돌아오자마자 홈런을 보태 올시즌 리그에는 자신을 넘을만한 경쟁자가 없음을 다시 확실하게 입증했다.
박병호의 홈런왕 부활이 더 높이 평가받은 것은 올시즌 친 홈런들의 가치 때문이다. 박병호는 올시즌 11개의 결승타를 때렸다. 그 중 5개가 홈런이었다. 그 외에도 추격 홈런, 동점 홈런 등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꿔버리고 KT 승리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KT는 치열한 3위 싸움 중이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이날, 3점 차 앞선 8회에 나온 박병호의 3점 홈런은 KT의 3위 경쟁을 잇게 한 결정타가 되었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이적후 첫 시즌 가을야구에 나서기 위해 수술을 미루고 재활을 택한 박병호는 강력한 의지로 초고속 회복을 했다. 타격 감각을 잃지 않고자 발목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도 무릎 꿇고 티배팅을 하기도 했다. 발목에 힘을 주고 뛸 수 있게 되자 바로 정상 타격을 하고 4주 만에 팀으로 합류한 박병호는 돌아오자마자 홈런을 더해 4번 타자의 가치와 진짜 홈런왕의 자격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승엽과 나란히 최다 홈런왕 기록(5회)을 갖고 있던 박병호는 KBO리그 최초로 6번째 홈런왕에 등극했다.
박병호는 “팀의 중요한 시기에 (나의 복귀가) 힘이 되기를 바란다. 남은 2경기에서도 나는 대타로 나가겠지만 순위가 걸린 경기인 만큼 선수들 모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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