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군복 벗고… 돌아온 ‘미스 카바디’
출처:동아일보|2023-08-31
인쇄



세상에는 ‘자기소개서’ 전형은 쉽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생을 부지런히 살아온 이들이 있다. 여자 카바디 국가대표 우희준(29)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일단 ‘취미와 특기’부터 확실하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하던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며 순발력을 키운 우희준은 초등학교 시절 육상 허들 선수로 뛰었다. 그러다 중학교 때부터 스포츠 치어리딩 선수로 변신했다. 고교 재학 중에는 교환학생으로 미국에서 1년 반 동안 생활하면서 세계치어리딩대회 출전 경험도 쌓고 영어 실력까지 키우고 돌아왔다.

고교를 졸업하면서 대학 수시 모집과 한국관광공사 입사 시험에 동시 합격한 우희준은 한국관광공사 역사상 첫 고졸 사원이 되는 길을 택했다. 입사 후 6개월간 통역 업무를 하던 우희준은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어 사표를 내고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인도에서 카바디를 만났다. 우희준은 “인도 아이들과 함께 길바닥에 분필로 선을 그어 코트를 그리고 카바디를 해봤는데 ‘이 종목이라면 내 장기인 순발력을 살려 국가대표까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희준이 국가대표가 되고 싶었던 건 아버지 우원제 씨(57) 때문이다. 아버지는 딸이 중학생이 되자 태권도장을 접고 경찰이 됐다. 13일 대한카바디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우희준은 “아버지가 성폭행범 칼에 찔려 배꼽 위에 길이 10cm 정도 되는 상처가 생긴 적이 있었다. 어머니가 ‘안정적인 일 그만두고 이게 무슨 고생이냐’고 하시자 아버지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나라를 지키니 우리 가족이 안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하셨다. 그때부터 ‘나도 나라를 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

우희준은 인도에서 돌아오자마자 부산에 있는 카바디협회에 연락해 ‘그렇게 좋으면 와서 한번 배워보라’는 답을 얻어냈다. 그러나 카바디는 순발력만 좋다고 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었다. 카바디를 시작하고 2년 만인 2015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의 근력 훈련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벤치프레스를 할 때 덤벨을 하나도 얹지 않은 바(20kg)조차 들지 못할 정도였다.

이제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등장할 차례다. 우희준은 1년 동안 ‘쇳덩이’를 들고 또 든 끝에 벤치프레스 무게를 60kg까지 늘렸다. 근력이 뒷받침되면서 키(172cm)에 비해 긴 다리(110cm)를 이용한 ‘백킥’도 위력을 더욱 발휘하기 시작했다. 우희준은 한국 여자 카바디 대표팀의 2016년 부산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 획득을 도왔다. 한국이 이 대회 여자부에서 우승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2017년 울산대에 입학한 우희준은 2018년에도 카바디 국가대표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5위에 올랐다.





우희준의 ‘학력 및 경력사항’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8년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중국 유학을 다녀왔고 2019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선으로 뽑혀 한국 대표로 ‘미스 어스(earth)’에 참가했다. 이어 학군장교(ROTC) 59기로 임관해 2021년부터 육군특수전사령부에서 근무하다 올해 6월 30일 중위로 전역했다. 군 복무 기간에는 레바논 파병을 다녀오기도 했다. 우희준이 전역을 희망한 건 다음 달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100%로 준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희준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 아버지가 경찰 동료들과 플래카드를 만들어 영상통화로 응원해 주셨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메달을 따지 못했을 때는 아버지가 나보다 더 아쉬워하셨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메달을 따 아버지의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카바디, 상대 터치후 복귀하면 득점



카바디는 술래잡기, 피구, 격투기를 합친 듯한 스포츠다. 공격수(레이더) 한 명이 수비 진영으로 침투해 상대를 ‘터치’한 뒤 자기 진영으로 돌아오면 터치한 상대 선수 숫자만큼 점수를 얻는다. 터치 당한 선수는 아웃이다. 수비 팀도 공격 제한 시간 30초 안에 상대 레이더가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막으면 레이더를 아웃시킬 수 있다(1점). 남자 경기는 전·후반 각 20분, 여자는 각 15분으로 승부를 가린다.

카바디는 인도 고대 서사시 ‘마하바라타’에서 아비마뉴 왕자가 적군 7명에게 포위 당해 전사했다는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한 팀의 출전 선수가 7명이다. ‘카바디’는 힌디어로 ‘숨을 참는다’는 뜻이다. 레이더는 상대 진영에서 계속 ‘카바디, 카바디…’라고 소리를 내야 한다. 이 규칙을 어기면 상대에게 점수(1점)와 공격권까지 내준다.

아시안게임에서는 1990년 베이징 대회 때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한국 남자 카바디 국가대표팀은 2014년 인천 대회 때 동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카바디는 아직 아시안게임 메달이 없다.

  • 축구
  • 야구
  • 농구
'초대박 반전' SON, 진짜 토트넘 레전드로 남는다 '손흥민과 2~3년 추가 협상 가능성 열렸다'
'초대박 반전' SON, 진짜 토트넘 레전드로 남는다 '손흥민과 2~3년 추가 협상 가능성 열렸다'
'캡틴' 손흥민이 말 그대로 토트넘의 '레전드'로 남을 길이 열렸다.토트넘의 소식을 주로 전하는 홋스퍼HQ는 10일(이하 한국시각)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발...
'KIM이 현명했네' 연봉 4배 올려주겠다는데 못 간다...'1209억' 높은 몸값 받아야 이적한다
'KIM이 현명했네' 연봉 4배 올려주겠다는데 못 간다...'1209억' 높은 몸값 받아야 이적한다
파격적인 제안을 건넸지만, 소속팀의 입장이 강경하다.유럽 축구 이적시장 소식에 정통한 이탈리아의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10일 “파리 생제르맹(PSG)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에게...
'2년차 대표이사'는 어떻게 '강원FC의 황금손'이 됐나
'2년차 대표이사'는 어떻게 '강원FC의 황금손'이 됐나
2023시즌 프로축구 2부리그 강등을 목전에 두고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한 강원FC가 단 '한 시즌' 만에 1부리그 '준우승팀'으로 환골탈태했다. 심지어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외부...
"탄수화물 끊고 -5kg" 혜리, '핫 비키니 몸매' 슬랜더 자랑
배우 혜리가 다이어트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혜리는 10일 자신의 계정에 "2024 모음"이라며 사진을 다수 게재했다.사진에는 혜리가 지인들과 휴가를 간 모습이 있었다. 이 가운데...
‘성형 의혹 정면 돌파’ 클라라, 꽃 같은 미모 자랑
‘성형 의혹 정면 돌파’ 클라라, 꽃 같은 미모 자랑
배우 클라라가 레드빛 입술로 미모를 자랑했다.클라나는 10일 자신의 SNS에 ‘#2025’이라는 짧은 메시지와 사진,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가슴선이 드러나는 누드톤 드레스에 레드...
이세영, 힙업+허벅지 근육 놀라워…바프 결과 대단하네
이세영, 힙업+허벅지 근육 놀라워…바프 결과 대단하네
개그우먼이자 유튜버 이세영이 미공개 바프(바디 프로필) 사진을 공개했다.이세영은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공개였던 바프. 머리 다시 기를까요 말까요?!”라면서 단백질 바...

www.7MKR.com

주의: 저희 사이트와 관련이 없는 광고를 통하여 거래하셨을 경우에 생긴 손실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Copyright 2003 - 판권 소유 www.7mkr.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