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부재의 시대? 양궁의 정의선 회장을 봐라
출처:경향신문|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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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혁신·포용의 리더십으로 ‘착한 6연임’…금메달 신화 더 이어간다

 

[주간경향] “따뜻하고 예의가 바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아낀다.”

“재벌이지만 상대를 깔보고 얕보는 게 없다. 그러니 누구나 곁에 있으려 한다.”

“현대가 장자로서 가업을 성공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척 강하다.”

“격식과 의전을 싫어한다. 단순하고 분명한 걸 좋아한다.”

“소통을 잘하고 의견을 많이 듣는다. 피드백이 무척 빠르다.”

“상당히 똑똑하다. 뭉개고 미루는 법이 없다. 판단은 단호하면서도 분명하다.”

“미래를 향한 선도적인 방향을 결정하면 뚝심 있게 밀고 나간다. 사람을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농구, 테니스, 골프를 아주 잘한다. 어릴 때 살던 집 지하에 농구장도 있었다.”

“거짓말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54)을 적잖은 기간 옆에서 지켜보거나 가까이 함께한 사람들의 반응이다.

이기흥·정몽규 회장과는 대조적

정 회장은 최근 제14대 대한양궁협회 회장에 당선되며 6선 연임을 확정했다. 정 회장은 단독으로 입후보했고, 선거운영위원회 후보자 결격 사유 심사를 거쳐 최종 당선인으로 결정됐다. 2005년 제9대 양궁협회 회장으로 부임한 정 회장은 앞으로 4년 더 양궁협회를 이끌게 됐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회원종목단체 임원은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지만, 종목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명확한 경우 추가 연임할 수 있다. 정 회장은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로부터 6선에 도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고, 단독 후보 등록에 이은 무투표로 당선됐다.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4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출마하는 과정에서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의선 회장은 양궁협회장을 5차례 하면서 한국 양궁의 세계 최강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 4개 종목 중 3개 종목 금메달을 차지한 뒤 지금까지 양궁 세계 최강은 한국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5개 전 종목을 휩쓸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전 종목 금메달을 싹쓸이한 적은 있지만, 그때는 혼성 단체가 없었다. 혼성 단체는 2020 도쿄올림픽부터 추가됐다. 그러니 5개 금메달을 쓸어 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용 슈팅 로봇,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복사냉각 모자, 개별 맞춤형 그립 등 현대차그룹의 과학적 지원도 한몫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공정, 투명, 탁월 등 3대 원칙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객관적인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은 한국 양궁이 세계 1위에 오르고 지금까지도 굳건히 지킨 힘이다.

 

 

양궁은 기록 종목이다. 점수가 높은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가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과거에는 양궁에서도 대표선수 선발과 관련된 비리가 있었다. 그걸 정 회장이 말끔히 제거했다. 정 회장은 양궁계 안팎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협회를 이끌 믿을 만한 리더들을 선임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주위 압력과 협박에 굴하지 말고 소신껏 업무를 추진하라며 힘을 실어줬다. 양궁계 관계자는 “협회 인사들도 이런저런 협박과 회유를 겪었고, 좋지 않은 소문에도 시달렸다”며 “그래도 정 회장은 이들을 끝까지 믿고 지지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전무하다”며 “국가대표는 기존 성적이나 명성은 배제한 채 철저한 경쟁을 거쳐 현재 성적에 기반해 선발되고 코치진 채용도 공채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양궁 ‘절대 강호’의 생태계 조성

정 회장은 대표팀 선수들이 기량 발전에 집중하고 유망주가 많이 나오도록 생태계를 잘 만들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양궁을 직업으로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대부분 클럽에서 취미로 한다. 그런데 한국에는 양궁을 직업적으로 하는 선수가 많고, 이 선수들을 본보기로 활시위를 당기는 유망주도 즐비하다. 모두 재정적으로, 행정적으로 양궁을 전폭 지원하는 정 회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세계 정상에 한 번 오르는 것도 훌륭하지만, 정상을 계속 지켜내는 것이 훨씬 위대하다”는 스포츠계 격언을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이 몸소 보여준 셈이다. 정 회장은 2005년부터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양궁연맹 최대 후원사다.

정 회장에게 양궁협회는 부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부터 해온 스포츠계 가업이다. 정 명예회장이 1985년 협회장에 취임한 뒤 한국 양궁은 40년 동안 현대차그룹과 동행했다. 부친의 바통을 이어받은 정의선 회장은 협회 행정을 선진화했고, 공정하고 투명한 선수 선발과 대회 운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절대 강호’ 한국을 흔들려는 세계 각국의 숱한 견제 속에서도 한국 양궁은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등 정 회장의 세 가지 행동 강령을 앞세워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파리올림픽 여자양궁 3관왕 임시현은 “한국 양궁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준 분은 정의선 회장님”이라며 “회장님의 격려와 지원 덕분에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자 3관왕 김우진도 “체계적인 시스템과 공정한 협회, 선수들이 필요한 모든 걸 지원해주는 정의선 회장님 덕분에 한국 양궁은 지속해서 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림픽 때마다 양궁장을 직접 찾아 응원한다. 양궁 선수들은 금메달을 정 회장에게 직접 걸어준다. 관심과 지원, 감사와 보답이 오가는 따뜻한 장면이다.

협회 직원들도 “꼼꼼한 정 회장 특유의 리더십에 여러 번 감동했다”며 “회장님은 항상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4년을 더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하셨고, 이번에도 다음 LA올림픽을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하셨다”고 말했다. 우승, 금메달 등 축배의 여흥이 채 가시기 전에 벌써 내년을, 4년 후를 준비하는 것도 정 회장의 철학이다. 정 회장은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변화를 멈추면 쉽게 오염된다”고 자주 말했다.

양궁계에서는 정 회장의 6선 선임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종신 회장으로 모셔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사회는 ‘리더 부재’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 경제, 종교, 교육뿐만 아니라 스포츠 등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믿고 존경하며 따를 만한 리더가 부족하다. 한 스포츠마케터는 “현대그룹은 정치적인 압박 속에서도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후원을 끝까지 유지하는 그룹”이라며 “정의선 회장은 정주영, 이병철에 이어 한국사회와 경제사에 큰 획을 그을, 그릇이 큰 최고 리더”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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