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알 나스르)가 경기도 지고 매너도 졌다. 마지막이라고 강조한 월드컵 본선 경기도 놓칠 위기에 처했다.

호날두는 14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유럽 예선 F조 5차전에서 후반 16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호날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다라 오셰이와 몸싸움 과정에서 짜증을 내며 팔꿈치로 가격했다. 상대를 가격하겠다는 명백한 의지가 담긴 행동이었다. 주심은 당초 옐로카드를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VAR) 확인 이후 퇴장을 선언했다.

그 이후 행동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호날두는 경고를 받은 뒤 오셰이를 향해 울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야유를 받았다. 퇴장 직후에는 박수치고 입을 삐쭉이면서 엄지를 치켜올려 관중과 심판을 조롱했다. 그러자 아일랜드 팬들도 울지 말라는 제스처를 그대로 따라하며 호날두를 조롱했다.

호날두는 불혹을 넘긴 세계 최고 스타로는 믿기 어려운 경솔한 행동을 종종 보이곤 한다. 이날은 상대 선수는 물론 팬과 심판 등 자신을 뺀 모든 대상을 적으로 보고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 빼어난 실력에도 많은 논란을 낳았던 그의 인성은 큰 변함이 없다.

0-2로 뒤처진 가운데 호날두가 퇴장 당한 포르투갈은 결국 수적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그대로 패했다. 승리하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으나 결국 최종전까지 가게 됐다.

호날두는 대표팀 226경기 만에 첫 퇴장을 당하며 매너도 지고 경기도 졌다. 또 한번의 혹독한 대가가 기다리고 있다. 이번 퇴장으로 최소 1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게 된 호날두는 16일 아르메니아와의 최종전에 결장한다. 포르투갈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심각한 반칙 행위는 최소 2경기 이상의 징계가 주어진다. 또한 팔꿈치 가격을 비롯한 폭력 행위는 최소 3경기 이상의 징계를 받는다. FIFA 징계는 친선경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포르투갈이 다음 경기에서 월드컵 진출을 확정짓고 호날두가 2경기 이상의 징계를 받게 될 경우, 그는 월드컵 본선에서 1~2경기 나서지 못하게 된다.

최근 인터뷰에서 2026 대회가 월드컵으로는 마지막이라고 공언하며 은퇴가 머지 않았다고 밝힌 호날두는 이번 퇴장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