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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견제사+위기 넘는 배짱…이승호, 키움 영건 구축 열쇠 증명
출처:스포츠서울|20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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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는 이닝 제한 같은 거 없다. 갈 때까지 간다.”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둔 장정식 키움 감독은 선발 등판하는 이승호 얘기에 힘주어 말했다.

키움은 올 시즌 팀 방어율 2위 이내를 목표로 내걸었다. 관건은 제이크 브리검의 뒤를 이어 에릭 요키시, 최원태가 선발 중심을 잡는 가운데 이승호, 안우진 등 영건들의 연착륙이다. 그 중 3년차 좌완 이승호는 영건 마운드 구축의 열쇠로 불린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의 지명을 받은 그는 1군 경력 없이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당시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한 뒤 재활 중이었다. 1군 무대는 지난해 키움에서 처음 경험했는데 마무리로 시작해서 후반기 포스트시즌 선발 마운드에도 오르는 등 초고속으로 성장했다. 그만큼 신인급 투수에게서 느끼기 어려운 안정감을 지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올 시즌 개막 전 KIA와 시범경기에서도 퀄리티스타트 피칭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프로 데뷔 이후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한 적은 없으나, 장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험이 큰 자신감을 안겨다줬을 것”이라면서 “(시범경기에서)볼 스피드보다 다양하게 구종을 실험하는 것을 보고 (선발진 합류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스트시즌 당시엔 일찍 뺀 적이 있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을 것이다. 큰 문제 없으면 풀타임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이승호는 만 20세 투수로 믿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제구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대선배 유희관과 좌완 선발 맞대결에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특히 1~2이닝 연속 1루 견제사를 잡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1회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안타를 맞았는데, 1사 후 박건우를 3루 땅볼로 유도해 선행 주자를 2루에서 잡았다. 2사 1루 김재환 타석 때 이승호는 1루 주자 박건우의 리드가 다소 긴 것을 파악하고 재치있게 견제구로 잡았다. 2회엔 2사 후 오재원에게 볼넷을 내줬는데, 김재호 타석 때 주루 센스를 겸비했다는 오재원을 농락하듯 재빠른 견제구로 이닝을 정리했다.

자신감을 품은 그는 3회 박세혁과 김대한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한층 구위가 빛났다. 4회는 이승호만의 배짱을 확인하는 장이었다. 허경민에게 2루타를 내준 뒤 페르난데스~박건우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으면서 2점을 내줬다. 무사 2루에서 김재환에게 또다시 안타를 내주는 등 연속 4안타로 흔들릴 법했다. 그러나 포수 이지영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마음을 다잡았다. 오재일을 삼진으로 잡고 오재원을 병살타로 유도해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더구나 유희관이 4회까지 삼진 4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기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급격하게 무너질 법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대범함이 인상적이었다. 이승호의 활약은 키움이 곧바로 5회 초 공격에서 이지영이 유희관으로부터 투런포로 2-2 동점을 만드는 등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시발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이날 팀은 졌지만 그는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 94개의 공을 던졌다. 6탈삼진 6피안타 3볼넷 2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키움 영건 바람에 힘을 싣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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