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펠맨 vs 워니, 파워 에이스간 무력대결!
- 출처:점프볼|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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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KBL 역사 속에서 외국인선수 트랜드는 꾸준히 바뀌어왔다. 원년 트라이아웃 당시만해도 덩크슛을 펑펑 찍어대는 등 화려한 플레이가 돋보이던 선수가 주목받았지만 곧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다. 보는 재미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팀을 이기게해주는 선수가 선호받게 된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
2인 출전 제도에 더해 장 단신으로 신장제한이 있던 시기에는 클리프 리드, 조니 맥도웰처럼 어지간한 센터 이상의 역할을 해주던 언더사이즈 빅맨이 각광받았다. 신장은 평균적인 스몰포워드와도 별반 차이가 안나지만 잘만 뽑으면 외국인선수만으로 트윈타워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맥도웰은 기술적으로는 대단할 것이 없었으나 드럼통같은 몸통에서 뿜어져나오는 힘을 앞세워 골밑을 휘젓고 우겨넣는 플레이로 위용을 떨쳤다.
사이즈, 파워, 테크닉까지 갖춘 선수들이 즐비한 해외 무대에서는 별다를게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국내 무대에서의 맥도웰은 어지간한 테크니션보다 훨씬 위협적이었다. 이후 마르커스 힉스처럼 잘달리고 높이 뛰는 운동능력 좋은 선수가 트랜드를 이끌기도했고 팀 상황에 맞춰 애런 헤인즈같이 기동성좋은 장신 스윙맨이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물론 외국인선수 1인 출전제도에서 스윙맨이나 가드 유형을 쓰려면 주전급 토종 빅맨은 물론 수비에서 어느 정도 뒤를 받쳐줄 장신 자원들이 필요하다. 여기서 스윙맨이나 포스트 자원이냐를 가르는 것은 신장이 아닌 힘이다. 아무리 키가 커도 론대 홀리스-제퍼슨처럼 호리호리한 체형은 골밑에서 별반 도움이 되지못한다.
그런가운데 올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을 안양 KGC와 SK는 포스트 인근에서 힘으로 정통빅맨과 대적이 가능하면서도 내외곽을 오가며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이른바 파워 테크니션을 보유해 각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플라잉 스팸맨’ 오마리 스펠맨(25‧206cm)과 ‘잠실 워니’ 자밀 워니(29‧199cm)가 그 주인공이다.
둘다 맥도웰처럼 힘이 좋으면서도 힉스처럼 잘달리고 거기에 기술적인 완성도까지 갖추고있어 어지간한 외국인선수 두몫을 한다는 평가다. 안정적으로 득점을 책임지면서 빅맨 외국인선수가 갖춰야할 포스트에서의 존재감까지 겸비하고 있다.
이는 성적으로도 드러나고있는데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스펠맨은 51경기에서 평균 19.86득점(2위), 2.39어시스트, 9.94리바운드, 0.80스틸, 1.10블록슛(1위)을, 워니는 54경기에서 평균 24.22득점(1위), 3.15어시스트, 11.19리바운드, 1.28스틸, 0.94블록슛(3위)을 기록했다. 둘다 탄탄하고 묵직한 체격을 가지고 있으면서 운동능력과 탄력이 좋다는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다.
문경은 감독이 팀을 지휘하던 시절인 2019~20시즌부터 SK에서 뛰기시작한 워니는 포스트인근 다양한 영역에서 전방위 공격이 가능한 빅맨이다. KBL기준으로도 크지않은 신장이지만 윙스팬이 길고 파워와 테크닉을 겸비하고있어 골밑에서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화려하고 다채롭다기 보다는 확실한 무기를 앞세워 공격을 풀어나가는 스타일인데 완성도가 워낙 높아 대놓고 남발해도 막아내기가 쉽지않다.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에 모두 뛰어나며 특히 피벗 플레이를 동반한 양손 훅슛과 플로터는 최근들어 거리까지 더욱 길어지고있어 ‘알면서도 막아낼 수 없는 무기‘로 통하고 있다. ‘조니 맥도웰의 파워와 저돌성에 레지 타운젠드처럼 부드러운 피벗 플레이를 펼치며 데니스 에드워즈 이상가는 완성도로 플로터를 던진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워니가 포스트인근에서 무적의 화력을 자랑한다면 스펠맨은 그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사이즈가 더 크면서도 공격범위는 더 넓다. 워니가 언더사이즈 빅맨 유형이라면 스펠맨은 빅맨의 신장에 윙 플레이어의 특징까지 갖추고 있다. 묵직한 몸으로 내외곽을 오가며 수시로 덩크슛을 찍어대고 블록슛을 성공시킨다.
무엇보다 3점슛 능력이 상당하다. 받아먹는 슛은 물론이거니와 캐치 앤 슛에 드리블 이후 풀업 3점슛까지 던질 정도다. 정규시즌에서의 3점슛 성공 횟수 등을 보면 빅맨치고 잘 던지는 정도가 아닌 슈터급이라도 봐도 무방하다. 스펠맨은 경기당 2.73개의 3점슛을 적중시켰는데 이는 리그 최고 슈터 전성현에 이에 2위에 해당된다. 성공률(35.88%)도 준수하다.
워니와 스펠맨은 상황에 따라 서로가 서로에게 고전할 공산도 크다. 워니는 골밑 수비는 나쁘지않지만 외곽 수비에서의 약점을 종종 지적받고 있다. 아무래도 본인이 포스트 인근에서 활약하는 스타일이다보니 외곽에서는 활동량이나 수비요령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스펠맨은 바로 이점을 노려 워니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스펠맨의 슛감이 좋은 날은 아무리 워니라해도 경기를 풀어나가기 쉽지 않다. 폭발적인 스펠맨의 3점슛을 제대로 막기도 힘들거니와 싫든 좋은 외곽까지 따라나가야 되는지라 토종 최고 빅맨중 한명인 오세근에게 판을 깔아주는 상황으로 흐름이 돌아가기도 한다. 스펠맨의 외곽슛이 터질 경우 SK는 이래저래 곤란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스펠맨은 3점슛 능력이 좋은 것이지 전문 슈터까지는 아니다. 터질 때는 수비가 무의미할 정도로 마구 폭발하지만 아닐 때는 차갑게 식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슛을 난사하다가 민폐모드로 들어간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워니로서는 포스트 인근에서 공격을 성공시키며 스펠맨에게 자꾸 부담을 줄 필요가 있다.
성격이 급한 스펠맨의 특성상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게되면 이를 만회하고자 무리해서 외곽슛을 던질 때도 종종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장신포워드 최준용의 정상출격이 어렵게된 상황에서 SK수비는 스펠맨을 자극하며 슛감을 흔드는 전략을 들고나올 공산도 크다. 올시즌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중인 두 선수중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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