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내달 2026 북중미월드컵 3차예선의 최대 고비처인 요르단, 이라크와 2연전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협회장과 감독은 국회에 불려나가 해명하는데 시간을 쏟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지난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비롯한 각종 논란과 의혹에 대해 일일이 해명했다.

우려했던 홍명보 감독 선임 리스크가 결국 터져버렸다.

지난 2월 대한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직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5개월가량 새 감독을 물색한 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을 최종 선임했다.

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결국 국회가 나섰다.

현안질의서 정몽규 회장은 계속되는 의원들의 질타에 진땀을 뺐고, 전력강화위원에 대한 사후 회유 시도 논란 의혹에 휩싸인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울먹이며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협회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문제는 축구대표팀이 곧 10월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2경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홍명보호는 내달 10일 요르단을 상대로 원정에서 3차전, 15일 이라크를 상대로 홈 4차전을 치른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에 3차 예선 준비는 커녕 다른 데 힘을 쏟고 있다.

국민적 의구심을 조금이라도 풀겠다며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한 홍명보 감독은 “국민들께서 궁금해 하시는 부분을 내가 아는 선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본래는 지금 내가 유럽에 있어야 할 시간이다. 몇몇 선수를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제는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압박이 이제부터 본격화된다는 점이다.

당장 내달 2일 문화체육관광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중간발표‘ 한다. 이후 정몽규 회장은 다시 국회로 가야 한다.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문체위는 정 회장을 22일 열릴 대한체육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경우에 따라선 홍명보 감독이 다시 국회로 불려갈 수도 있다. 아직 국감 증인 명단에는 없지만 문체위가 홍 감독을 다시 부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축구대표팀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초점이 맞춰져야 될 시기에 대한축구협회는 계속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