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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 '히어로즈 트리오'가 뜬다
출처:시사저널|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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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정후에 이어 김혜성도 미국 프로야구 포스팅 나서
내야수에 빠른 발로 미 구단들 주목받아


또 한 명의 ‘영웅‘이 메이저리그에 등장한다. 키움 히어로즈(Heroes)의 내야수 김혜성(25)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12월4일 김혜성은 한 달간의 포스팅 절차를 시작했다. 한국(KBO)과 일본(NPB)에서 FA 신분을 얻지 못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방식인 포스팅은 원소속 구단이 계약 규모에 따라 이적료를 받는다.

일본은 포스팅 허락 시기를 각 구단이 결정하는 반면, 한국은 1군 무대에서 7시즌을 뛰어야 가능하다. 일본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자금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나머지 10개 구단은 이들에게 선수를 빼앗기느니, 메이저리그로 보내 이적료를 챙기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다. 한국은 전력 손실이 일어나는 포스팅에 미온적이지만, 팀에 공헌을 많이 한 선수일 경우 선수의 자아실현을 위해 허락한다.

 

 

2루 약점 있는 시애틀, 김혜성에 눈독

히어로즈가 포스팅에 가장 적극적인 이유는 이적료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메이저리그 사관학교라 해도 될 히어로즈에서는 2015년 강정호(피츠버그), 2016년 박병호(미네소타)에 이어 2021년 김하성(샌디에이고), 2023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그리고 올해 김혜성이 5번째 진출 선수가 된다. 김혜성은 최초로 유격수(2021)와 2루수(2022)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KBO리그의 간판선수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출한 선배 타자들과는 이질적이다.

1호인 강정호는 종합 공격력(wRC+)이 135였고, 마지막 세 시즌 중 두 시즌(2012·2014)은 180을 돌파했다. 180은 평균적인 선수(100)보다 1.8배 뛰어나다는 것으로, 해당 리그를 지배했다는 의미다. 국내 무대 마지막 해 강정호는 KBO 최초로 40홈런 유격수가 됐다. 2호 선수인 박병호는 마지막 두 시즌이 180을 넘었고, 마지막 시즌(2015)은 홈런 50개를 돌파하면서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3호인 김하성은 종합 공격력(123)은 강정호(135)보다 아래였지만, 마지막 시즌에 30홈런을 쳤고 강정호에겐 없는 도루 능력이 있었다. 유격수 수비도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정후는 홈런 타자는 아니었지만, 종합 공격력이 144로 가장 뛰어났고 MVP 경력도 있었다.

그에 비하면 김혜성은 종합 공격력 108에 올해 기록한 11개가 유일한 두 자릿수 홈런이다. 앞선 4명이 방망이로 리그를 씹어먹은 반면 김혜성은 KBO에서도 압도적이진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적이 떨어질 것을 감안하면, 김혜성이 보여준 타격은 긍정적이기 어렵다. 한국보다 한 수 위라는 일본 선수들조차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제외한 전원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타력이 떨어졌다. 일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타자들인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와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는 물론,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을 앞둔 스즈키 이치로조차 미국에서는 홈런을 포기하는 타격을 했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가 김혜성을 기대하는 이유는 가치가 높은 내야수라는 것과 함께 최고의 스피드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도루는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형화된 타자들이 너무 홈런만 노리자 메이저리그는 베이스의 크기를 키우고 견제 제한을 도입해 도루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3617개 도루는 공이 딱딱해진 1920년 이후 최고 기록이자 조치들이 시행되기 전인 2021년과 비교하면 60% 증가한 숫자였다.

KBO리그에서 김혜성은 어깨는 강하지만 불안한 송구 때문에 수비 포지션이 2루로 제한됐다. 하지만 한국에서 수비가 크게 돋보이지 않았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가서 골드글러브를 차지한 것처럼, 김혜성의 수비도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뛰어난 내야수 대다수가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어 자유계약 시장에서 좋은 유격수·2루수·3루수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김혜성은 어느 팀으로 가게 될까. 관심이 가장 많은 팀 중 하나는 시애틀 매리너스다. 2016년 이대호가 입단했을 때 로빈슨 카노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2루수였던 시애틀은 카노가 금지 약물로 적발돼 몰락한 후 이제 2루가 큰 약점이 됐다. 시애틀은 TV 중계권 계약에 문제가 생겨 돈을 많이 쓰지 못하고 있는데, 김혜성의 몸값이 많이 비싸지 않을 거라는 점도 시애틀에 매력적이다. 공격에 의문이 있는 만큼 김혜성의 대우는 김하성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계약이 끝나자마자 FA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하성, 이정후와 한 팀에서 뛰게 될 수도

메이저리그 진출 후 큰 성장을 이루고 4년 계약이 종료된 김하성(29)은 그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 김하성은 올해 승리기여도(WAR)에서 유격수 18위를 차지했는데, 윌리 아다메스(29)를 제외한 나머지 16명은 모두 장기 계약이 되어 있거나, FA가 되기까지 한참이 남은 선수들이다. 김하성은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면 대박 계약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 공격에서 고전했고, 오른 어깨 부상을 당해 8월19일에 시즌을 마감했다. 수술을 받은 김하성은 내년에도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김하성을 원하는 팀은 많다. 김하성의 유격수 수비가 리그 정상급인 데다, 선구안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 잔류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온 김하성은 계약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옵트아웃)가 포함된 다년 계약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김하성을 데려갈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이정후의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가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기대하지 않았던 타일러 피츠제럴드(27)가 등장했지만, 다저스가 토미 에드먼(29)에게 다양한 포지션을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피츠제럴드에게 유틸리티를 맡기고 싶어 한다. 따라서 유격수 수비가 더 확실한 선수를 찾고 있다. 김하성도 자신이 선호하는 서부 팀에서 이정후와 함께 뛰면서 어깨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다면 1년 후 다시 FA에 도전할 수 있다.

김하성과 김혜성이 서부 팀과 계약한다면, 국가대표 내야진을 이루게 될 김하성, 김혜성, 에드먼이 모두 서부에서 경쟁한다. 대만 야구가 한국과 일본을 꺾고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반면, 한국 대표팀의 고전은 계속되고 있다. 2028년 로스앤젤리스올림픽은 메이저리그 선수가 총출동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 전초전인 2026년 WBC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대회다.

오타니를 비롯해 메이저리그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이지만, 아직 성공을 거둔 내야수는 없다. 한국도 김하성이 유일하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는 2호 내야수가 될 수 있을까. 네 시즌 후면 포스팅 자격이 생기는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다음 WBC 대회 참가를 희망하는 에드먼까지, 메이저리그 선수로 도배된 국가대표팀 내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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