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체급 정복 노리는 '女복싱 레전드' 최현미 "도전은 나의 힘"
- 출처:이데일리|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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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복싱 ‘레전드’ 최현미(34)가 3체급 세계타이틀 석권이라는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최현미는 오는 27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체육관 특설경기장에서 제시카 카마라(36·캐나다)를 상대로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급(61kg급) 골드 챔피언 타이틀 매치(2분 10라운드)를 치른다.
골드 챔피언은 WBA 내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세계(World) 챔피언보다 위상은 한 단계 아래다. 하지만 최현미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공식적인 챔피언은 케이티 테일러(37·아일랜드)다. 하지만 테일러는 지난해 11월 한 체급 위인 라이트 웰터급 5개 기구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다. 라이트급 방어전은 2022년 10월이 마지막이다. 라이트급 타이틀은 방어전을 오랫동안 치르지 않아 사실상 내려놓은 상태다.
따라서 최현미가 이번 경기에서 이기고 골드 챔피언에 오르면 자연스럽게 월드 챔피언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설령 자동 승격되지 않더라도 월드 챔피언 결정전을 나설 ‘0순위’ 후보가 될 것은 틀림없다.
한때 ‘탈북복서’라는 타이틀로 화제를 모았던 최현미는 어느덧 ‘레전드’로 우뚝 섰다. 북한에서 11살 때부터 아마복싱을 시작한 최현미는 2003년 가족과 함께 탈북한 뒤 2008년 프로복싱에 데뷔했다.
‘프로복서’ 최현미는 승승장구했다. 21전 20승 1무 5KO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2008년 WBA 페더급 월드 챔피언에 오른 뒤 7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이어 2013년에는 체급을 올려 WBA 슈퍼 페더급 월드 챔피언에 등극했고 10차 방어까지 이뤘다. 총 17회 월드 챔피언 타이틀 방어는 유명우의 최다 방어 기록(17회)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당초 최현미는 슈퍼 페더급 세계복싱평의회(WBC)·국제복싱연맹(IBF)·세계복싱기구(WBO)·국제복싱기구(IBO) 챔피언인 알리시아 바움가드너(30·미국)와 통합 타이틀전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바움가드너가 지난해 7월 타이틀전을 앞두고 가진 무작위 약물 검사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면서 상황이 꼬였다.
바움가드너는 타이틀이 박탈된 것은 아니지만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어 당장 경기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움가드너와 대결을 기다리기 위해 2022년 10월 이후 경기를 치르지 않았던 최현미는 미련을 접었다. 대신 한 체급을 올려 라이트급에 뛰어들기로 했다. 이번 타이틀전은 새로운 도전의 첫발이다.
이번에 맞붙는 카마라는 만만치 않은 선수다. 오른손 인파이터로 2021년 WBA·WBO·IBO 슈퍼 라이트급(63.5kg급) 타이틀에 도전한 적이 있다. 통산 전적은 12승4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최현미에게 부담되는 부분은 파워다. 최현미는 체급을 올려 경기에 나서지만 카마라는 한 체급을 내려서 싸운다. 계체를 마친 뒤 체중이 회복되는 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경기를 위해 ‘평체(평소 체중)’를 늘리면서 파워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몸싸움에서 뒤지지 않으려고 매일 80~90kg대 남자 선수 3~4명과 10라운드 스파링을 소화하고 있다.
최현미는 “체급이 있는 투기 종목에서 체급을 올린다는 것은 쉬운 결정은 아니다”며 “상대가 더 커지는 만큼 그에 맞춰 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KO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페더급, 슈퍼 페더급에 이어 라이트급까지 올라오면서 내게 생긴 믿음 중 하나는 꾸준히 열심히 하면 못할 게 없다는 것이다”면서 “테크닉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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